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에 오류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치러진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결과 모두 ‘이상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간 이의신청은 모두 417건 접수됐다. 이중 문제·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취소·중복 등을 제외하고 실제 심사 대상은 82개 문항 254건이었다. 평가원은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실무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82개 문항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단했다.
앞서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수백건에 달하는 이의신청 글이 쇄도했었다. 그중 수험생들 사이에서 가장 거센 항의를 받았던 문제는 국어 37번 문항이다. ‘3D 합성 영상의 생성과 출력’을 소재로 한 기술지문을 읽고 보기에 나온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계획 설명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문제다.
정답은 ‘정점의 상대적 위치는 물체 고유의 모양이 변하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는다’는 본문 내용을 근거로 한 4번이다. 그러나 상당수 이의신청자는 ‘표면의 특성을 나타내는 값을 바탕으로 다른 물체에 가려짐이나 조명에 의해 물체 표면에 생기는 명암, 그림자 등을 고려해 화솟값을 정해줌으로써 물체의 입체감을 구현한다’는 내용을 이유로 1번도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택 과목이었던 물리학Ⅱ영역 18번 문항 역시 많은 이의신청을 받았다. 물체의 궤도를 그림으로 제시하고 그림과 같이 물체가 운동할 경우 두 지점에서 감소한 역학적 에너지의 비율을 구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음(-)’의 값을 갖도록 설정돼 물체가 수평면 아래에 있어야 함에도 그림에서 수평면 위에서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문항 내 그림 오류임으로 ‘정답없음’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사 20번 문항을 두고는 ‘변별력을 상실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냈다’는 내용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을 제시하고 당시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정답은 1992년 채택한 남북 기본 합의서가 언급된 5번이었다. 그러나 보기 중 1번부터 4번까지는 중세·근대에 이뤄진 내용이고 현대 영역을 담은 보기는 5번 뿐이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너무 쉬운 수준의 답안에 “출제진이 너무 성의없게 문제를 낸 것 같다” “긴 시간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전체 이의신청 중 유일하게 평가원이 답변을 제시한 건 물리학Ⅱ 18번 문항이다. 평가원은 “이의신청 내용과 같이 구간 S가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았으나 그림의 형태가 문제 해결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그림은 문두에서 설명하고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략적으로 제시된 자료”라는 점을 들어 ‘정답없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