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초비상에 야당 “자화자찬 K방역, 대통령이 사죄하라”

입력 2020-12-14 17:05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 상황에서 야당이 정부에 방역 실패 책임을 물으면서 공세를 퍼부었다. 외국은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접종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도 백신 구매계획도 없는 상황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자화자찬’ K-방역 실패를 문재인 대통령이 사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범정부 백신 구매단’ 구성을 주문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미국 영국 등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왜 백신 구매도 제대로 되지 않은지 문 대통령이 답해 달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K-방역 실패를 사죄하고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일주일을 예견 못 하는 발언을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한 뒤 이틀 만에 확진자가 폭증한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투입해야 할 인턴 2000여명이 의사 국가고시 불참 탓에 활용할 수 없게 됐다며 재시험을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사협회 파업에 동참한 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고 정부가 오기를 갖고 편을 가른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건 국민뿐”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영부영 자화자찬에 몰두하다가 최악의 경기 침체와 1000여명 확진자가 나오는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상황에 부닥쳤다”며 “K-방역 신화가 양치기소년 우화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 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범정부 백신 구매단’을 즉각 구성하라는 성명을 냈다.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하는 ‘민관합동 총괄 컨트롤 타워’ 구성과 병상 확보비 마련, 코로나19 대량 선별검사 등도 요구했다. 의사 출신인 신상진 특위 위원장은 “미국은 화이자 백신 이송을 위해 육군 대장이 수송을 맡는다”며 “우리나라도 백신을 구하기 위해 부처 상관없이 총동원해야 하는 전시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백신보다 치료제 도입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이는 국내 기업의 ‘자체 개발’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당청은 셀트리온과 녹십자의 치료제는 연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내년 하반기쯤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가 연말 긴급승인 가능성이 높고, 녹십자의 혈장치료제도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지만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신종플루가 번질 때도 치료제인 타미플루 덕분에 대란으로 번지지 않았다. 백신도 중요하지만 치료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외국산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부르는 게 값’인 가격도 문제라 보고 있다. 외국산 백신이 도입될 쯤에는 국산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만큼은 설령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고 우리나라가 수입하더라도 끝까지 자체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치료제는 1월 하순, 백신은 3월 하순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우 강준구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