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48) 씨가 14일 “2018년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 대부분이 우리 지역 사회 일원으로 잘 정착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날 더플라자서울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우려했던 대로 제주 난민은 우리 사회에 위험한 존재가 아니었다”며 “이들이 2년이란 기간 (큰 사고 없이) 각자 삶에 충실하고 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애초 현장에 참석하기로 했던 정 씨는 최근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가며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정 씨는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레바논과 남수단, 로힝야 등 주요 난민 발생 국가를 방문했고 제주 예멘 난민 사태 이후에도 소신 발언을 해 왔다.
그는 “난민 이슈가 발생한 지구촌 곳곳을 다녔지만 가장 힘들었던 지역은 제주도”라며 “당시 예멘 난민 유입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크게 혼란스러워졌는지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난민 스스로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아가며 그런 비난은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도움의 순위에서 기존 사회적 약자층보다 난민을 우위에 두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난민 문제의 경각심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이지 이들을 더 중시하자는 뜻이 아니다”고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세계적인 대재앙이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이겨내야 할 대상이고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며 “그러나 난민은 그 이후에도 발생하고 늘어나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