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와인 모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길원옥 할머니의 생신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길 할머니 생년월일 등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며 윤 의원의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 의원은 13일 여러 SNS에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짧은 해명 글을 게시했다. 그는 “12월 7일 월요일은 길원옥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었다”며 “현재 연락이 닿질 않아 만나 뵐 길이 없어서 축하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고 썼다.
지난 11일 인스타그램에 지인 5명과 식사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질타를 받자 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경위를 설명한 것이다. 애초 윤 의원을 향한 비판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는 와중에 모임 활동을 가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 해명 글이 등장한 뒤로는 ‘윤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 의원의 글이 석연치 않다는 일부 네티즌 주장을 뒷받침하는 건 길 할머니의 생년월일이다. 윤 의원은 지난 7일이 길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에는 “11월 30일은 길 할머니의 생신이십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또 1928년생인 길 할머니의 나이는 92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 의원 생년월일인 1964년 10월 23일을 양력으로 변환하면 12월 7일이 된다는 사실도 의문을 품게 한다.
이같은 이유로, 윤 의원이 길 할머니의 생신이었다고 주장하는 지난 7일과 바로 다음 날인 8일 그의 SNS 상황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7일 아무런 게시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튿날에는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목판화 사진을 여러 장 게시했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길 할머니의 피규어를 한쪽에 치워두고 해당 목판화를 중앙에 배치해 크게 찍은 사진이 포함돼 있다.
한 네티즌은 “보통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다면 그날 SNS로 마음을 전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길 할머니 생일인 12월 7일은 그냥 넘어갔으면서, 다음날 길 할머니 피규어를 구석에 둔 채 자기 목판화를 자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목판화 속 윤 의원 뒤편에 김복동 할머니의 얼굴이 새겨진 것을 두고도 “(윤 의원에게) 위안부 할머니는 그냥 자신을 빛나게 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등도 비슷한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사건의 본질은 코로나 문제가 아니다. 사기죄 때문에 바람 잡는 것이다. 법정에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했고 서 교수는 “생일 축하가 진심이라면 당연히 길 할머니를 모셔놓고 해야 하건만 윤미향은 그런 거 관심 없다”고 말했다. 김 당협위원장 역시 “비판을 피해가려고 구차하게 길 할머니 생신 파티였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정말 가증스럽다”고 꼬집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