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다에서 해산물을 길어 올리는 어민(해녀)들이 급속히 늙어가고 있다. 젊은 층 유입을 위해 복지 제도를 늘리고 있지만 일이 고되고 진입 장벽이 높아 날이 갈수록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어업의 구조 변화’에 따르면 제주지역 어가 인구는 1970년 7만8500명에서 2019년 9100명으로 반세기만에 88.4% 급감했다.
어가인구 감소에 따라 도내 어가 수도 1970년 1만4800가구에서 2019년 4000가구로 73.0%나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은 어가 인구 87.5%(91만2600명→11만3900명), 어가 수 65.9%(14만9100가구→5만900가구)로, 제주지역 어업 종사자의 감소 폭이 전국보다 컸다. 제주는 이번 통계 조사에서 전남, 강원과 함께 1970년대 이후 어가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고령화도 심각해지고 있다.
도내 어가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60대이하 어가 수는 2007년 5800가구에서 지난해 2220가구로 61.7% 감소했다. 반면 70대이상 어가 수는 같은 기간 1200가구에서 1800가구로 50% 증가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신규 유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기존 어가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령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 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9년 제주지역 해녀 수는 현직 기준 3820명이다. 1970년 1만4143명에서 50년만에 73% 급감했다.
이들을 연령대로 분류하면 30세미만 6명, 30~49세 83명, 50~69세 1496명, 70세 이상이 2235명으로 70세 이상 고령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해녀 수 확대를 위해 진료비 지원, 신규 해녀 정착금 지원, 해산물 가격 안정 지원대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이 힘들고 진입 장벽이 높아 신규 해녀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신규 가입 등으로 늘어난 해녀는 84명에 그친 반면, 은퇴와 사망 등으로 감소한 해녀는 162명으로 2배 가까이 많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