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슈퍼사이클’ 삼성전자 9만원까지 오를까

입력 2020-12-14 16:01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폭등하면서 어디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증권사에서는 9만원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14일 삼성전자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0.38% 오른 7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3월 19일 4만2300원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계속 상승해 7만원 고지를 껑충 뛰어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7~11일까지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1조25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근거는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2년간 D램 가격이 급등하는 슈퍼사이클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차세대 D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극자외선(EUV) 공정을 메모리 반도체에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EUV를 사용하면 회로 기판에 더 미세하게 회로를 그려넣을 수 있기 때문에 성능은 올리고 전력 소모는 줄이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EUV 공정을 상용화했고, EUV 장비도 갖추고 있어서 메모리 반도체에서 후발주자와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여기에 파운드리와 이미지 센서 사업에서 1위와 격차를 줄이면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의 경우 5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고, 내년에는 4나노를 상용화한다. 조만간 5나노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2100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1위 TSMC와 주요 고객 확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이 올해 약 17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2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지 센서도 업계 1위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소니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기준)은 50.1%와 29%로 격차가 컸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4%와 32%로 간격이 좁아졌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억 화소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는 등 앞으로 6억 화소 이미지 센서까지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년 D램 라인 일부를 이미지 센서용으로 전환하는 등 시장 대응에 맞춰 생산 능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 실적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9만원 이상을 내놓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일 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리면서 “메모리 업황 반등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는 202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11일에 낸 보고서에서 “D램 평균판매단가(ASP) 반등이 예상보다 빠른 내년 1분기에 시작하고, 파운드리 성장 본격화로 이익 비중이 확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8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