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클리블랜드, 105년 역사 ‘인디언스’와 작별

입력 2020-12-14 15:44
클리블랜드의 홈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 AP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인해 100년이 넘게 유지된 팀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14일(한국시간)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서 “클리블랜드는 오랜 기간 비판 받아온 팀명을 바꾸기로 했다”며 “클리블랜드 구단은 이번 주 안으로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클리블랜드는 블루스(1901년), 브롱코스(1902년), 냅스(1903∼1914년)를 거쳐 1915년부터 인디언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간 인디언스라는 팀명과 붉은 인디언 얼굴을 형상화한 와후 추장 로고가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아왔다. 아메리카대륙원주민을 비하하고 있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뜻에서다.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 하고 있는 클리블랜드에 빗대 ‘와후 추장의 저주’가 매년 회자되기도 했다. 원주민들의 원한이 깃들어서 우승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클리블랜드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투구하는 모습. AP뉴시스

클리블랜드는 인종 차별 목소리가 커진 것을 계기로 와후 추장 로고를 지난해에 팀 이미지에서 제외하는 등 개선 움직임을 보여왔다.

올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팀명 교체 목소리까지 팀 내·외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홈 경기 개막전에 인디언스라고 적힌 홈 유니폼 대신 클리블랜드가 새겨진 원정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으며, 테리 프랑코나 감독 등 코치진도 팀명 교체를 주장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이 인종차별 문제로 팀명을 바꾸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미국프로풋볼(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도 팀명에서 레드스킨스를 삭제해 현재는 ‘워싱턴 풋볼팀’으로 활약하고 있는 상태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