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6.25 민간인 희생자 1명이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며 7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세종시는 2018년 연기면 비성골에서 발굴된 6.25 민간인 희생자 고(故) 김부한 씨의 유해를 아들인 김영원(74) 씨에게 인계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지난 2018년 비성골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 추정 유해 7구와 유족 2명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검사 결과 유해 1구와 유족인 김영원 씨의 유전자가 99.999999999954%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 감식은 상염색체의 유전자형이 99.99% 이상 일치해야 법적으로 친자 관계가 성립된다.
이번 신원 확인은 오랜 시간 매립된 뼈에서 유전자 추출이 쉽지 않다는 점, 희생자들의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에 동의하는 유족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민간인 희생자 유해와 유족의 유전자가 99.9% 이상 일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아들 김영원 씨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김부한 씨는 지난 1950년 7월 8일 보도연맹사건 당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유해가 발굴된 이후 전동면 추모의 집에 안치돼 있던 김부한 씨의 유해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인계돼 배우자가 매장된 세종시 전동면 공설묘지에 합장됐다.
김씨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이제야 풀어드린 것 같다”며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는 행정안전부·대전시 동구가 건설을 추진 중인 한국전쟁 전국단위 위령시설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유해 6구를 이전할 예정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유전자 분석으로 70년간 매장돼 있던 민간인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나머지 유해도 하루 빨리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세종시는 비성골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 추정 유해들에 대한 위령제를 매년 거행하는 한편 희생자들의 신원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