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3대1 무상감자 통과…대한항공 인수·재무개선 탄력

입력 2020-12-14 11:07

아시아나항공이 14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무상균등감자 안을 통과시키면서 연말 관리 종목 지정을 피하고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M&A) 작업이 탄력받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자본금 감소 안건이 찬성 96.1%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는 9339만여주로 참석률은 41.8%였다.

감자안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은 계획대로 이달 28일 액면가 5000원의 기명식 보통주식 3주를 동일 액면 금액의 보통주식 1주의 비율로 병합하게 됐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주식 90주를 가진 주주는 이날을 기점으로 보유 주식 수가 30주로 줄어든다.

감자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수는 2억2324만여주에서 7441만여주로, 자본금은 1조1162억원에서 3721억원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은 기존 56.3%에서 10% 미만으로 내려가 연말 관리 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일 “추가 자본 확충이나 감자 없이는 관리 종목 지정이나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크다”며 무상감자 추진을 공시했다.

이번 주총에선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율 30.79%)이 감자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애초 ‘금호그룹이 부실 경영에 책임져야 한다’며 균등 감자에 반대했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감자가 아니면 연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끌어내기가 마땅치 않다 보니 의결권 행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균등감자에 크게 반발했던 소액 주주 일부도 대한항공의 인수 작업을 위해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대한항공의 인수 절차도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4일 계약금 6000억원 중 3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대한항공은 계획대로 오는 29일 나머지 3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영구전환사채(CB) 형태로 인수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중도금(4000억원)을 내고 하반기까지 잔금 8000억원을 치러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가 된다는 방침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