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만 가득” 고양관광문화단지 ‘관광문화 활성화’ 퇴색

입력 2020-12-14 10:52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조감도 및 위치도.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세계적 수준의 관광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추진된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가 현재 주거용도 시설만 집중적으로 개발되면서 관광문화산업 활성화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14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한류월드 조성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1523번지 일원 99만여㎡ 부지에 한류문화의 산업화·세계화, 수도권 관광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추진됐다.

경기도와 GH(구 경기도시공사)가 시행을 맡아 추진한 한류월드 사업은 2004년 1월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시작, 약 16년 만인 2019년 12월 마지막 부지 매각으로 4단계 사업을 종료하고 고양시로 관리 권한을 넘겼다.

한류월드 조성사업의 주요시설로는 테마파크, 방송통신시설, 한류문화시설, 호텔, 상업시설, 복합시설 등이 있지만, 현재 아파트, 오피스텔, 방송제작, 일부 상업시설만 입주했고, 사업 목적에 맞는 관광문화시설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류월드 내 복합시설 부지에는 킨텍스 원시티, 킨텍스 꿈에그린, 힐스테이트 일산, 일산 더샵 그라비스타, 한류월드시티 프라디움레이크, 힐스테이트 킨텍스레이크뷰 등 대부분 주거지구로 조성돼 당초 목적과 다르게 아파트·오피스텔 분양사업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한류천 수질개선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년간 지연됐던 실내전문공연장과 쇼핑시설, 테마파크 등 한류월드의 핵심사업인 ‘CJ라이브시티 조성사업’이 또다시 지연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양시는 지난해 12월 CJ라이브시티와 한류천 수질 개선을 위한 협약을 맺고 한류천의 폭을 줄여 흐름을 빠르게 하는 수질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한류천에서 맹꽁이가 발견되면서 일부 부분이 생태등급 1등급으로 지정돼 이 방안은 지난 10월 폐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류월드 내 관광문화사업 관련 사업자들은 CJ라이브시티 조성사업 지연과 코로나19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류월드 내 사업 부지를 분양받은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한류월드 사업부지에는 오피스텔만 가득하고 관광문화 활성화를 위한 개발여건이 미비한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CJ라이브시티는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해 고양시의 명확한 수질 개선 대책안 도출 등 대안을 마련하도록 협의에 나서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내 아레나 착공 등 1.8조원 규모의 투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 앞서 한류천의 수질 개선이 이뤄져야 사업의 리스크가 최소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실적인 한류천 수질 개선 방안 마련을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초 검증된 대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