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다가올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103명 중 58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이들은 청와대 앞 밤샘 시위에서부터 필리버스터 전원 참여 결의까지 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있음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초선 의원이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초선 의원들부터 커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희숙,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은 서울시장 경선 출마자로 어떨지, 이들이 출마한다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주축이 ‘386세대’라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1990년대 학번, 1970년대 출생자인 ‘97세대’가 중심이며 ‘민주화’ ‘통일’ 등 ‘거대 담론’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더 집중하는 이들로부터 새 메시지가 국민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를 위한 가교 역할을 위해 보궐 선거에 초선 의원을 출마시키자는 얘기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당의 위기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초선 의원들이 모이는 SNS 단체 대화방에서는 각종 현안마다 의견이 수렴돼 행동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11일 초선 의원 58명 전원이 필리버스터 돌입을 선언한 것이 그 예다. 10일부터 이어진 필리버스터에 국민의힘은 13일 저녁까지 이철규 조태용 김웅 윤희숙 안병길 김태흠 박형수 윤두현 의원 등을 내세웠다. 이들 중 조태용 김웅 윤희숙 안병길 박형수 윤두현 의원이 초선이다.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5분 연설’로 스타덤에 오른 바 있는 윤 의원은 11일 오후 3시24분부터 12일 오전 4시12분까지 12시간47분을 토론하며 필리버스터 최장 시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당 안팎에서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의 별명인 ‘철의 여인’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검찰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실무를 담당했던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 연설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나타내 일부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을 대표로 97세대 의원 15명이 참여하는 ‘지금부터’ 모임도 이 같은 여론 주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부터에 소속된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당의 거수기가 아니고 당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전해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버리고 이 같은 인식을 국민에게 전할 수 있는 이가 경선에 나간다면 누구든 단합해서 힘을 보태겠다는 공감대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