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입법·사법 주요 인사들도 백신 조기 접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14일(현지시간)부터 접종될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제공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비상 사태에서 국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행정부·입법부·사법부의 주요 인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경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받을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포함한 바이든 정권 인수위원회의 핵심 인사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이 조기에 제공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포함해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에게 백신이 먼저 제공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이 백신을 맞을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은 14일부터 미국에 접종되기 시작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펜스 부통령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을 포함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르면 이번 주 중 코로나19 백신이 제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백신이 먼저 제공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에 미국 정부의 다른 당국자들이 코로나19에 추가적으로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당국자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은 ‘핫 스팟(집중발병지역)’으로 불렸다.
얼마나 많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많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백신을 일찍 맞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마치 백신 접종 새치기를 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해 존 얼리엇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행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의 고위 인사들도 (전염병의) 대유행이나 재앙적인 국가 비상사태에서 정부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방침에 따라 백신을 조기에 접종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얼리엇 대변인은 “미국 국민은 공중보건 전문가와 국가안보 지도부 조언에 따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접종받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똑같은 백신을 맞는 데에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괄적인 ‘국가 연속성을 위한 정책’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수립됐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 정책은 우리가 대유행과 싸우고 국가 번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미국 정부가 중단 없이 필수적인 활동을 계속해나가는 것을 더욱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백신의 우선 접종대상을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들과 양로시설에 거주하는 노인 등 고위험군에 국한될 것이라고 밝혔다가 행정부·입법부·사법부의 고위 인사들에게까지 접종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