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피해자 김한석이 김봉현의 ‘8억 보상’ 제안 거절한 이유

입력 2020-12-14 07:27 수정 2020-12-14 10:30

라임자산운용 로비의 핵심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펀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한석 측에 피해금액 8억원을 사비로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지만 김한석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법조계를 인용해 최근 김 전 회장 측이 변호인을 통해 김한석 측에 “피해액 8억원을 변제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5월 구속된 김 전 회장이 그동안 “법원이 보석을 허가해주면 피해액 변제에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7월 법원은 김 전 회장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와 관련한 입장자료에서 “라임 피해자 중 유일하게 언론과 재판에 소개된 분이 연예인 김한석씨이고 그분이 피해를 입었다는 8억여원을 우선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한석씨의 카테고리에 아나운서 1명(이름을 밝혔지만 이 자리에선 생략)과 일반인 1명이 있고 이들 3명의 총액이 35억원 정도이며 이를 우선 변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김 전 회장으로서는 애초에 생각했던 액수보다 4배 정도 늘어난 금액이라 응하지 못하고 그 상태로 협상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인은 또 “김 전 회장이 192억원 가운데 4%인 8억여원만 갚겠다고 보도된 것은 잘못”이라면서 “김 전 회장은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통해 금액을 모두 스타모빌리티에 상환하겠다는 입장이고 그래야 라임펀드가 192억원을 전액 상환하고 피해자분들께 전액 상환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기를 희망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한석 측은 “피해자 한 명에 대해 변제한다는 것은 다른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오로지 김한석을 이용하려는 시도”라며 “그냥 피해자를 이용하려는 것이지 변제하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제안을) 무시했다”고 했다. 이어 “김봉현씨 말에 귀 기울이지 말아 달라”며 “김한석 등을 언급해 기사화해서 이슈화하는 게 김봉현씨의 목적”이라고 했다.

앞서 김한석은 지난 9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 센터장은 투자자에게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상품을 2000억원어치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김한석은 법정에서 “장씨가 ‘라임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고 예금처럼 안전하다. 손실이 날 가능성은 로또 당첨되기보다 어렵다’고 말해 그대로 믿고 펀드에 가입했다”고 진술했다.

김한석은 또 “전세보증금 8억25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이어서 항상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씨도 100% 담보가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말했다”며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고 해서 주변 동료들에게도 가입한 상품과 장씨를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한석은 계약 과정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는 항상 장씨에게 구두 설명을 듣고 돈부터 보낸 뒤 나중에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계약서에 자필로 적어야 하는 문구도 장씨가 미리 연필로 적어오면 그 위에 덧대 쓰는 방식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한석은 “계약서에 ‘공격형 투자’ ‘원금 30% 손실 감수’ 등의 문구가 있어 물어봤지만 장씨는 항상 형식적인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며 “상품가입서나 약관 서류 등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한석은 이렇게 투자한 라임펀드의 잔액에 대해 “아직 환매받지 못했으며 2개월 전 받은 메일에는 손실률이 95%로 거의 남은 것이 없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한석은 장씨를 통해 투자했다 피해를 본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장씨를 고소한 상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