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대호 감독 폭행 사건, 로스터 기일 전 징계 가닥

입력 2020-12-13 18:49 수정 2020-12-14 00:24
라이엇 게임즈 제공

DRX 김대호 감독의 폭행 사건이 첫 번째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프로게임단 그리핀에 재직할 당시 일산의 숙소에서 소속 선수인 ‘소드’ 최성원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 수준의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말 검찰에 고발당했다. 이후 정식 형사재판으로 넘어간 사건은 수차례 공판이 열렸으나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심리 기간이 길어졌다. 법조계는 이르면 한 달 내에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e스포츠 업계는 해당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KeSPA컵’의 로스터 등록 마감일이 오는 15일로 잡혀 있는 가운데 사건을 심리 중인 e스포츠공정위원회가 그 전에 징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17일 공판… 선수 A씨 증인 출석

13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김 감독의 폭행 사건 공판이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직전 공판에서 김 감독 측이 증인 신청한 선수 A씨의 이날 출석이 유력하다.

김 감독 폭행 사건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이엇 게임즈의 조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난 이 사건은 최성원의 검찰 고발로 수사가 본격 시작됐다. 지난 3월 의정부지방검찰청은 김 감독에게 폭행죄에 따른 구약식 처분을 내리고, 두 달 뒤 법원에선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김 감독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은 양측 진술이 크게 엇갈리면서 늘어졌다. 법원은 녹취록 등의 증거를 수집하고 증언을 청취하는 긴 호흡의 조사 절차를 밟았다. 형사 재판의 경우 증인 신청을 명백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피신청인들이 성실히 법원 출석에 임하고 있다. 양측의 증거 제출이 상당부분 이뤄진 상태기 때문에 이번 A씨 증인 신문을 끝으로 판결 선고일이 잡힐 거란 평가가 업계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e스포츠 공정위, 김 감독 중징계 유력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대회를 여는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6월 출범한 e스포츠공정위원회에 상벌 심의를 일임했다. 공정위는 김 감독 폭행 사건을 접수한 뒤 녹취록, 당사자 증언 등을 수집해 폭력으로 볼 만한 행위가 실제 얼마큼 있었는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6개월간 조사를 진행한 공정위는 자체 독립성과 로스터 마감 기일(15일) 등을 고려해 법원 판결과 별개로 곧 징계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팀에서 대응할 시간을 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김 감독 측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정당한 피드백을 했다는 취지로 변론하고 있지만, 동시에 문제가 된 행동을 실제 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징계 수위에 대해 당장 말해줄 순 없다. 중징계를 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14일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면서 “징계가 가볍진 않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제정한 공정위 공정분과위원회 규정에선 중징계 세부항목으로 ‘제명’과 ‘자격정지’, ‘출전정지’를 구분하고 있다. 출전정지는 일정 기간 또는 일정 경기 수의 출전을 정지하는 데 반해 자격정지는 협회 자격이 박탈돼 직무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김 감독에게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한동안 감독직이 박탈되는 셈이다. 제명은 지난해 번복된 이력이 있는 만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 법률대리를 맡은 임상혁 변호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데 (공정위 징계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면서 “(가처분을 포함한) 여러 가지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