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아제르 전쟁 승패 가른 드론” 中군사잡지 주목

입력 2020-12-13 18:01 수정 2020-12-13 18:17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일람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수도 바쿠에서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거둔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된 군사 행진을 참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이 주는 교훈은 드론의 변신에 관한 것이다.”

중국 국영 선박공업그룹(CSSC)이 발간하는 월간지 ‘해군과 상선’ 최신호에 아르메니아군이 아제르바이잔 무인 드론에 어떻게 압도당했는지를 분석한 글이 실렸다.

지난 9월 말 발발해 6주 넘게 이어진 두 나라간 교전에서 아르메니아는 탱크, 레이더, 장갑차 등 재래식 지상군에서 우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제르바이잔이 띄운 무장 드론의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는 내용이다. 무인 드론이 참호 속 아르메니아 병사들을 찾아내고 움직이는 차량을 타격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월간지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교전에서 드론에 맞설 방패가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적이 가진 첨단 드론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에게 닥친 드론의 위협은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고 탐지하고 방어하기는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드론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광범위한 여러 위치에서 드론을 감시할 수 있는 다계층 탐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민해방군이 공격 드론부터 스텔스 드론까지 각종 드론의 위협에 대한 경계심을 늘리고 관련 훈련과 대응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군사분야에서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스텔스 기술, 속도, 지구력, 자율성 측면에서 향상된 신형 드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교전을 통해 드론 활용이 승패를 결정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터키의 지원을 받은 아제르바이잔은 바이락타르-TB2 무인항공기와 각종 드론을 사용해 아르메니아의 차량과 장갑차, 포병에 막대한 타격을 입혀 전쟁에서 승리했다.

러시아 평화 유지군 소속 군인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12~13세기에 지어진 다디방크 정교회 수도원 앞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이 수도원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양국 간의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근 체결된 평화협정에 따라 현재 러시아의 보호 아래 있다. AFP연합뉴스

옛 소련 영토에 속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현재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이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요 지역을 점령했으며 향후 5년간 러시아가 나고르노-카라바흐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이 지난달 체결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휴전 이후 처음으로 군사 공격을 재개했다고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이날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남쪽의 힌타글라르 마을과 흐차베르드 마을 쪽에서 전투 행위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군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도발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11일 휴전 협정 이후 처음으로 합의 위반이 있었다”며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