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세 코로나19 만큼 세졌다…1.4일에 1곳씩 확진

입력 2020-12-13 17:49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코로나19만큼이나 거세지고 있다. 1.4일마다 1곳 꼴로 확진 농장이 추가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오리 밀집 사육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 사례가 늘어난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자체 방역이 미비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된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방역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지침을 어긴 농장은 축산계열화사업자 명단까지 공개해가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확진 농장 13곳으로 늘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병원성 AI 확진 농장이 3곳 더 추가됐다고 13일 밝혔다. 전날 의심신고된 전남 영암군 육용오리 농장 2곳과 경기 김포시 산란계 농장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전체 확진 농장 수는 13곳으로 늘었다. 첫 확진 농장이 나온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18일 간 1.4일에 한 곳꼴로 확진 농장이 나온 셈이다.

방역 전선의 긴장감도 그만큼 높아졌다. 농식품부는 12~13일 48시간 동안 전국에 일시이동중지(스탠드 스틸) 명령을 내리고 대응에 나섰다.

오리 사육밀집지역, ‘뇌관’되나
확진 사례 중 과반이 오리 사육 밀집 지역에 분포한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체 확진 농장 중 61.5%인 8곳이 오리 농장이다. 해당 농장들은 모두 전북도와 전남도에 위치한다. 국내 사육 오리의 77%가 밀집돼 있는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사육밀집지역이라는 특성 상 추가 확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거 기록을 봤을 때 이 추세대로라면 확진 농장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농가의 ‘방역 불감증’도 문제로 꼽힌다. 농식품부 역학 조사 결과 최초 확진 농장인 전북 정읍시 육용오리 농장은 방역의 기본인 생석회를 뿌리는 일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남 영암군 육용오리 농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방역 미비 계열화사업자, 명단 공개키로
농식품부는 추가 발병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단 방역 미비 사항이 적발된 농장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 본사라고 할 수 있는 계열화사업자명까지 공개하기로 했다. 그 첫 사례로 오리 계열화사업자인 ‘다솔’과 ‘제이디팜’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식품산업 특성 상 명단이 공개되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기피할 수 있는 만큼 파급력이 큰 조치다.

이와 함께 AI 확산을 야기할 수 있는 불법 행위에도 강력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등록되지 않은 축산차량 5대를 적발하기도 했다. 방역 미흡 사례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