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이재성…커리어 하이 찍고 분데스리가 밟을까

입력 2020-12-13 15:49
2골 1도움을 기록한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오른쪽). 킬 인스타그램 캡처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28)이 완연한 상승세다.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팀을 승격으로 이끌고 다음 시즌엔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재성은 12일(한국시간) 독일 레겐스부르크의 얀슈타디온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SSV 얀 레겐스부르크와 2020-2021 분데스리가2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골 1도움의 활약을 펼쳐 팀의 3대 2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재성은 지난 5일 10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1호골을 기록한 뒤 이날 멀티골을 쏘아 올리면서 확연히 흐름을 타고 있다.

이재성은 이날 4-1-4-1 포메이션의 원톱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킬은 전반 17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재성이 전반 32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재성은 핀 바스텔스가 우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다이빙하며 머리에 맞춰 골망을 갈랐다.

이재성은 멈추지 않았다. 단 5분 뒤 역습 상황. 또 다시 바스텔스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재성은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이번엔 왼발 슛으로 다시 그물을 출렁였다. 이재성은 후반 21분엔 하프라인 부근에서 전방 공간을 향한 환상적인 패스로 바스텔스의 쐐기골을 도우면서 이날 ‘2골 1도움’ 특급 활약을 완성했다.

3연승과 함께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 행진을 이어나간 킬은 6승 4무 1패(승점 22)로 그로이터 퓌르트(승점 21)를 2위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분데스리가2는 2위까지 자동 승격된다. 퓌르트와 보훔, 함부르크(이상 승점 20)까지 승점이 3점도 차이 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킬이 현재의 기세를 이어갈 경우 내년 승격도 가능하다.

그리고 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단연 이재성이다. 전북 현대를 떠나 2018-2019 시즌부터 킬에서 뛴 이재성은 사실 진출한 그 해부터 한 차원 수준 높은 플레이를 구사했다. 첫 시즌 31경기 6골 10도움을 올린 이재성은 지난 시즌 33경기 10골 8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올 시즌엔 12경기가 진행된 현재 벌써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성 활약에도 킬은 팀 역사상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7-2018시즌 분데스리가2로 승격한 뒤 3위를 기록한 킬은 이듬해 6위, 지난해 11위로 성적이 계속 하락했다. 이재성에게도, 킬에게도 올 시즌은 1부 무대를 밟을 절호의 기회다.

다만 이재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킬과 계약이 만료돼 팀을 옮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성은 지난 10월 초 닫힌 이적시장에서도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프랑스 리그앙 팀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기에 킬이 이재성을 놔주지 않아 이적이 성사되진 않았다.

킬이 승격에 성공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재성은 팀과 재계약을 체결하고 함께 분데스리가에 도전할 수도 있고, 다른 팀으로 옮겨 활약할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독일 스포츠 베팅 업체 ‘베튼’은 지난 7일 “이재성은 아마 내년 여름까지 킬에서 활약할 것”이라며 “킬은 내년 여름에 그를 공짜로 잃게 될 위험도 현재로선 감수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