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 변창흠의 “4인 가족” 대화 뭐길래…靑, 국민의힘 사흘째 공방

입력 2020-12-13 15:21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 사장이 주고받은 “13평, 4인 가족” 발언을 두고 청와대와 야당이 2박 3일간 공방을 이어갔다. 청와대는 야당이 문 대통령을 공 격하기 위해서 발언을 왜곡했다고 반발했지만, 야당은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까지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발단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이 경기 화성 동탄의 공공임대주택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문 대통령을 수행한 변 사장은 집안 내부를 살펴보면서 “여기가 44㎡, 13평 아파트이고, 아이들 방 먼저 한번 보시겠다. 방이 좁기는 합니다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 아이가 더 크면 서로 불편하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라고 하자, 변 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후 해당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이 “13평 아파트에 4명이 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자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12일 자정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문 대통령은 변 사장의 설명을 확인하면서 질문을 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변 사장에게 다자녀 가구를 위한 더 넓은, 중산층의 거주가 가능한 임대 주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이후 별도 서면브리핑을 내 “사실 앞에선 누구나 겸손해야 한다. 팩트에 대해선 청와대든, 언론이든 자의적으로 가감승제를 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니가 가라 공공임대’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보통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런 ‘바보 같은 꿈’은 버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사저를 거론하며 “경호동 짓는 데만 62억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이에 강 대변인은 곧바로 서면브리핑을 통해 “그들의 마음속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며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겨냥해 국민의힘의 한 정치인이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경호동 예산과 관련해서도 올해부터 전직 대통령 외곽 경비업무가 경찰에서 경호처로 이동하면서 예산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13일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질문’이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백번 양보해 13평 아파트를 보고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은 상식적인가”라며 “오히려 그 좁은 공간에 4명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변창흠 후보자를 야단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안병길 의원도 이날 새벽 국정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 중에 “대통령 발언으로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며 “3평 공공임대주택에 평생 살라 하니 그 마음이 오죽하겠나”라고 했다.

임성수 이상헌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