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12년형을 마치고 만기 출소했다. 대중은 단순히 그가 지역사회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넘어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에 또 한번 원망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미성년자 11명을 연쇄 성폭행한 김근식(52)의 내년 출소 예정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그 분노는 더 거세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2006년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근식은 내년 9월 출소한다. 그는 2006년 5월부터 그해 9월까지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인면수심의 성범죄를 저지른 바 있다.
피해자는 9살부터 17살까지 미성년인 초중고 여학생 11명이었다. 김근식은 “무거운 짐을 드는 데 도와 달라” 등의 말로 어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간 아이들을 승합차에 태웠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그는 저항하는 피해자들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5월 24일 오전 7시55분 인천 서구에서 등교하던 A양(9)부터 그해 9월 1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유인한 B양(12)을 성폭행하기까지 그의 범행은 무자비했다. 피해자는 등하교하던 초등생과 독서실에서 귀가하던 중고생 등이었고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파주·시흥시 각지에서 발생했다. 그는 이후 인천 덕적도로 달아나 생활하다 동생 여권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주했었다. 그러다가 도피처 마련이 어려워지자 귀국해 서울 여관 등을 전전했고 경찰에 의해 공개수배된 다음 날인 9월 19일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근식은 범행 당시 이미 전과 19범이었다. 2000년에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그러나 출소 16일 만에 또다시 미성년자를 연쇄 성폭행하는 잔혹함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성적 콤플렉스로 인해 성인 여성과의 정상적인 만남이 어려워지자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2000년에도 어린이를 성폭행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을 마친 지 불과 16일 만에 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교화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평생 지니고 살아갈 커다란 신체적,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더해 보면 피고인을 평생 사회와 격리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만 경찰이 피고인의 실명과 사건을 공개하며 수배에 나서서 더 이상 도주가 어렵게 되자 자수해 검거된 이후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하는 등 정상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김근식은 1심 판결이 무겁다며 불복하고 항소했으나 기각됐고 15년형이 확정되면서 지금까지 복역 중이다.
조두순의 출소와 맞물려 김근식의 소식까지 전해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네티즌들의 분노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성범죄자가 살기 가장 좋은 나라”라는 반어적인 댓글뿐만 아니라 “자식 키우기 무서운 세상이다” “끔찍한 악마들을 사회로 돌아오게 만든 사법부를 규탄한다” 등의 반응도 쇄도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