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성공’ 대만, 경제성장률 1위 예상… “중국 넘을듯”

입력 2020-12-13 13:26
한 병원 로비에서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는 타이베이 시민들. 2020. 12. 11. EPA연합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대만이 29년 만에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각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예상치가 계속 낮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정부가 지난달 말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망치가 현실이 된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세계 1위 자리는 대만에게 돌아간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 안팎으로 추산한다. 대만 정부 예상대로 2.5%를 기록하면, 1991년 이후 29년 만에 대만이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게 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위해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타이중 시민들. 2020. 12. 04. 로이터연합

대만 경제의 성장 비결로는 코로나19 방역 성공이 꼽힌다. 대만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직후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1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 733명, 7명에 그친다. 확진자의 약 90%는 해외 유입환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공한 대만에선 전면봉쇄 혹은 부분봉쇄를 선택한 다른 국가와 달리 평소 같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PC, 게임기, 5G 휴대전화, 반도체 칩 등 전자제품과 자전거 등 생활용품까지 활발하게 생산하며 호황을 맞았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말에 성명을 내고 “반도체 제조의 호황과 기업들의 지속적 투자에 힘입어 국내 생산능력이 향상됐다. 이는 대만의 수출 및 투자 증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경제연구소 공동대표는 “재택근무 등의 확산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폭증했다. 대만 업체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대표도 “대만이 중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건 대만이 연초 생산량 감소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1분기에 큰 규모의 경제 폐쇄를 단행했지만, 대만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