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대만이 29년 만에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각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예상치가 계속 낮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정부가 지난달 말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망치가 현실이 된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세계 1위 자리는 대만에게 돌아간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 안팎으로 추산한다. 대만 정부 예상대로 2.5%를 기록하면, 1991년 이후 29년 만에 대만이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게 된다.
대만 경제의 성장 비결로는 코로나19 방역 성공이 꼽힌다. 대만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직후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1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 733명, 7명에 그친다. 확진자의 약 90%는 해외 유입환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공한 대만에선 전면봉쇄 혹은 부분봉쇄를 선택한 다른 국가와 달리 평소 같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PC, 게임기, 5G 휴대전화, 반도체 칩 등 전자제품과 자전거 등 생활용품까지 활발하게 생산하며 호황을 맞았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말에 성명을 내고 “반도체 제조의 호황과 기업들의 지속적 투자에 힘입어 국내 생산능력이 향상됐다. 이는 대만의 수출 및 투자 증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경제연구소 공동대표는 “재택근무 등의 확산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폭증했다. 대만 업체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대표도 “대만이 중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건 대만이 연초 생산량 감소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1분기에 큰 규모의 경제 폐쇄를 단행했지만, 대만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