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 유학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서귀포시 대정읍에 자리한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충원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 안정성이 높은 국내 학교로 리턴하는 외국 유학생이 늘었고, 현재 외국 학교에 적을 둔 가정에서도 국내로 전학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 국제학교 관계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충원율 향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자회사인 ㈜제인스가 운영하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3개 국제학교(NLCS Jeju, BHA, SJA Jeju) 충원율이 역대 최고치인 80.6%를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9월 발표했던 충원율 최고 기록인 78.4%를 4개월 만에 또 한 번 갱신했다.
영국계 NLCS Jeju(노스 런던 컬리지에잇 스쿨 제주)는 지난해 87.7%에서 94.8%로 7.1%p 증가했다. 1508명 정원에 거의 만석에 가까운 재학생 1430명을 확보했다. NLCS 충원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2010년 개교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캐나다계 BHA(브랭섬홀 아시아)도 지난해 67.8%에서 올해 72.8%로 충원율이 5%p 상승했다.
가장 최근(2017년)에 개교한 미국계 SJA jeju(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는 지난해 62.7%에서 71.2%에서 8.7%p나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앞서 문을 연 제주국제학교들이 충원율 80%의 고비를 넘기까지 6년 이상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세 학교의 평균 충원율은 12월 현재 80.6%다. 이는 해당 학교들이 개교한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내 또 다른 국제학교인 한국국제학교(KIS 제주, 제주도교육청 운영)도 충원율 80%를 넘기며 전년 대비 3%p 가량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제주 영어교육도시내 모든 국제학교가 올해 충원율 상승세를 나타낸 데에는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자유롭지 않게 된 데 따른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시작된 지난 1~2월 이후 지원자 수와 입학 상담은 계속 늘고 있다. 감염병 확산 과정에서 외국 유학생 상당수가 외국 방역 및 의료 서비스 체계에 안정성 위기를 느꼈고, 특히 나이가 어린 자녀 층에서 국내 국제학교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보고 있다.
국제학교 관계자는 “유학생들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오더라도 일반 학교 적응이 쉽지 않고 외국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국내에 소재한 국제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제학교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에도 지속될 새로운 기회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제학교 관계자는 “2018년 이후 국내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경제적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이 있었던 가운데 충원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실제 충원율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충원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며 “코로나19 이후 국내 리턴을 문의하는 상담이 늘었다. 현재 외국학교에 적을 두고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도 내년에는 상당 수가 국내 국제학교를 희망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제주영어교육도시 충원율은 12월 현재 기준으로, 내년 1월 신규 입학 확정 학생이 포함된 수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