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빛그린산단 시대 개막

입력 2020-12-13 11:51 수정 2020-12-13 11:57

광주시와 현대차가 1, 2대 주주로 참여해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 일자리를 실현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빛그린산단 시대를 개막한다.

제1호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 GGM은 “상무지구 치평동 임시 사무실을 14일 본사 공장이 건설 중인 빛그린 산단으로 옮겨 입주식을 한다”고 13일 밝혔다.

1998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이후 자동차 공장으로는 국내에서 23년 만에 건립되는 GGM 완성차 공장은 내년 4월까지 첨단 설비 설치와 시험 운전을 마치고 시험생산을 거쳐 9월에는 1000㏄ 미만의 경형 SUV 차량 양산체제를 가동한다.

연간 10만대의 생산 규모를 갖춘 GGM 공장은 경형 SUV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차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적 구조를 갖출 예정이다.

GGM은 이를 위해 지난 3월 1차 경력직 21명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조·반장급 기술직 경력사원 200여 명과 생산직 800여 명을 전문기관에 위탁해 블라인드 방식으로 공개 채용한다. 구조조정이 이뤄진 GM과 쌍용차 등 자동차 생산 경험을 가진 기존 완성차 업체 직원들도 영입한다. 현재까지 채용한 경력직은 153명이다.

광주시는 협력·부품업체의 간접 고용 등을 더하면 1만2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코로나 19 장기화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전제로 한 GGM은 지난해 8월 광주시가 1대 주주로, 현대차가 2대 주주로 참여해 설립됐다. 2019년 9월 법인설립 등기에 이어 11월 치평동 옛 한국토지공사 사옥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12월에는 빛그린 산단에서 공장 기공식을 했다.

빛그린산단 60만4338㎡ 부지에 건축면적만 8만65㎥에 달하는 GGM 공장은 자동차 뼈대를 만드는 차체 공장, 페인트 색칠을 하는 도장 공장, 부품을 조립해 차를 완성하는 의장 공장 등 14개 동의 건물과 주행시험장으로 나눠 한창 건설 중이다. 현재 77.3%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를 모태로 한 GGM은 ‘반값 연봉’ 일자리 구상단계부터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정서 체결까지 5년 넘게 걸렸다. 공장 가동 이후 5년간 단체협약 유예 여부와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12대 광주광역시장인 윤장현 전 시장이 2014년 후보시절 ‘광주형 좋은 일자리 1만 개 창출’이라는 공약을 내세운 게 GGM의 출발이다.

GGM은 평균 연봉 3500만 원 적정임금에 더한 정부·지자체의 주거·복지·보육·의료 혜택과 주 44시간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 4대 의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우여곡절을 거쳐 출범했다.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금속·전자 등 자동차 관련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혁신 모델로 향후 성공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금은 광주시 483억 원, 현대차 437억 원, 광주은행 260억 원 등 자기자본 2300억 원과 금융권 차입 3454억 원 등 5754억 원이다.

GGM 박광태 대표이사(전 광주광역시장)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탄생한 GGM이 빛그린 산단에 둥지를 틀게 됐다”며 “고비용 저효율의 한계와 불공정한 일자리 관행을 극복하고 광주·전남 지역경제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