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의 출소 날. 그는 생각보다 건강한 얼굴로 등장했고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입을 닫았다. 그리고는 뒷짐을 진 채 꾸벅 인사했다. 사건에 공분했던 국민은 진정성 없는 그 뻔뻔한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조두순은 12일 오전 6시46분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물리적 충돌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관용 차량을 탄 채 이동했다. 이후 경기도 안산준법지원센터에 도착했고 약 1시간 동안 전자장치 부착 신고와 신상정보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그런 다음 오전 8시55분쯤 경기도 안산 모처 거주지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조두순은 어두운색 롱패딩에 모자를 눌러쓴 채 나왔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얼굴 대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살집이 있는 건강한 모습이었고 수척해 보이지도 않았다. 준법지원센터에서 나와 차량에 오르기 전 인사할 때는 뒷짐을 진 채 허리를 숙였다.
조두순의 귀갓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온라인은 들끓기 시작했다.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조두순의 행동 하나하나를 두고 진짜 반성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한 네티즌은 “기자들 앞에서 뒷짐 지고 머리 숙이는 조두순이 정말 반성하는 게 맞느냐”며 “당당하게 차에 타는 조두순, 제 눈에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다른 네티즌들은 “반성은커녕 관심을 즐기는 듯하다” “빳빳한 고개, 당돌한 눈빛에는 반성의 기색이 없다” “너무나도 뻔뻔하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또 다른 글에는 “계단을 내려오면서 뒷짐 지는 모습에는 본인이 뭐가 된 것마냥 우쭐한 모습이 비쳤다. 반성하느냐는 질문에 뒷짐도 풀지 않고 허리를 숙이는 건 뭐냐”며 “차 안에서 반성했다는 보호관찰관 말이 정말 사실이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는 범죄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다” “바깥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가” “안에서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덩치가 너무 좋다” 등의 글이 쇄도했다.
앞서 이날 안산준법지원센터 전담보호관찰관은 조두순이 이동 차량 안에서 반성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 내용은 “시민들 분노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천인공노한 범죄를 저질렀다. 반성하며 살겠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조두순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키 163㎝에 몸무게 70㎏인 것으로 기록됐다. 주소는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거주지 모두 같은 곳으로 경기도 모처로 기재됐다. 얼굴 좌우측 사진과 전신 사진이 등록됐으며 조두순 사진은 희끗희끗한 머리에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