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포에 떤 ‘연쇄살인마’의 암호, 51년 만에 풀렸다

입력 2020-12-12 21:47
조디악 암호. AP연합뉴스

196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37명을 살해하며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범 ‘조디악 킬러’(Zodiac Killer)의 암호가 51년 만에 풀렸다.

AFP통신, CNN 방송 등은 11일(현지시간) 미국·호주·벨기에 출신으로 구성된 3명의 아마추어 탐정들이 조디악이 남긴 암호 중 하나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조디악’으로도 잘 알려진 조디악 킬러는 미국 내 희대의 연쇄살인범 중 한명으로 꼽힌다. 확인된 살인은 5건이지만, 그는 범행의 증거로 피비린내 나는 옷가지와 편지를 경찰에 보내 자신이 37명을 죽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행동에도 조디악 킬러는 잡히지 않았고, 여전히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로 남았다.

이번에 탐정들이 해독한 암호는 조디악 킬러가 1969년 11월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사로 보낸 것이다. 가로 17개, 세로 20개 등 모두 340개의 문자와 기호로 구성돼 ‘340 암호’로 불렸다.

해독한 탐정들에 따르면 암호에는 범행 동기나 범인의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없었다. 허세로 가득한 조롱의 말뿐이었다. ‘나를 잡으려고 애쓰면서 즐겁게 지내기 바란다’ ‘나는 파라다이스로 갈 것이기 때문에 가스실에 들어가는 게 두렵지 않다’ 등이다.

암호를 해독한 미국인 데이비드 오란차크는 “조디악 암호 코딩 방식은 1950년대 미군이 사용한 암호해독 매뉴얼에 등장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