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이 “야단 맞았다”며 공유한 文 임대주택 방문 영상

입력 2020-12-12 21:46
지난 12일 오전 경기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에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단지 외관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자제시키고 있다. 청와대 유튜브 채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했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대통령 말씀을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만들기까지 하는데 직접 확인하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임대주택을 국민들이 (더) 살고 싶도록 만들자’는 점검과 당부를 담은, 대통령이 방문하셨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영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오독하고 그도 모자라 아예 말을 만들기까지 한다”며 영상 공유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임대주택이 어떠한지도 볼 수 있다. 대통령께 야단 맞는 저를 보는 것도”라고 했다.

탁 비서관이 말한 ‘야단 맞는’ 장면은 영상 초반에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50분쯤 경기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에 도착했다.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부 장관 지명자인 변창흠 LH 사장은 문 대통령이 내린 차량 앞에서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했다.

탁 비서관은 설명이 길어지자 변 사장에게 손짓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니, 아니요. 아니요. 바깥이 중요한데”라며 왼손으로 탁 비서관을 자제시켰다. 문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가봤자…”라고 한 뒤 건물 외관을 꼼꼼히 살폈다. 이후 “넓게 트여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각종 축제도 하고, 운동도 하고, 소통도 하고, 커뮤니티가 아주 강조돼 설계된 곳”이라는 변 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로비로 이동했다.

국토부 장관 지명자인 변창흠 LH 사장에게 다음 일정 사인을 주는 탁 비서관. 청와대 유튜브 채널

문 대통령은 13평형(44㎡) 투룸 세대에 방문해 내부를 둘러봤다. 변 사장은 “여기가 44㎡ 13평 아파트”라며 아이들을 위한 방으로 문 대통령을 먼저 안내했다. 방에는 1층은 책상, 2층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침대 형태의 가구가 배치돼 있었다.

임대주택 둘러보는 문 대통령. 연합뉴스

변 사장은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을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를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며 “아이가 더 크면 서로 불편하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라고 물어봤고 김 장관과 변 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라는 문 대통령의 추가 질문에도 두 사람은 “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매체에서 ‘문 대통령이 4인 가족도 살 수 있겠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질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13평 아파트에 4인이 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없는 사실은 보태고 있는 사실은 빼버리고, 논란을 곱절로 증폭시키고, 진정한 의미는 축소·왜곡한다면 결코 사실 앞에 겸손한 태도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