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했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대통령 말씀을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만들기까지 하는데 직접 확인하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임대주택을 국민들이 (더) 살고 싶도록 만들자’는 점검과 당부를 담은, 대통령이 방문하셨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영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오독하고 그도 모자라 아예 말을 만들기까지 한다”며 영상 공유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임대주택이 어떠한지도 볼 수 있다. 대통령께 야단 맞는 저를 보는 것도”라고 했다.
탁 비서관이 말한 ‘야단 맞는’ 장면은 영상 초반에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50분쯤 경기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에 도착했다.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부 장관 지명자인 변창흠 LH 사장은 문 대통령이 내린 차량 앞에서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했다.
탁 비서관은 설명이 길어지자 변 사장에게 손짓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니, 아니요. 아니요. 바깥이 중요한데”라며 왼손으로 탁 비서관을 자제시켰다. 문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가봤자…”라고 한 뒤 건물 외관을 꼼꼼히 살폈다. 이후 “넓게 트여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각종 축제도 하고, 운동도 하고, 소통도 하고, 커뮤니티가 아주 강조돼 설계된 곳”이라는 변 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로비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13평형(44㎡) 투룸 세대에 방문해 내부를 둘러봤다. 변 사장은 “여기가 44㎡ 13평 아파트”라며 아이들을 위한 방으로 문 대통령을 먼저 안내했다. 방에는 1층은 책상, 2층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침대 형태의 가구가 배치돼 있었다.
변 사장은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을 줄 수가 있고,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를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다”며 “아이가 더 크면 서로 불편하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라고 물어봤고 김 장관과 변 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라는 문 대통령의 추가 질문에도 두 사람은 “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매체에서 ‘문 대통령이 4인 가족도 살 수 있겠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질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13평 아파트에 4인이 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없는 사실은 보태고 있는 사실은 빼버리고, 논란을 곱절로 증폭시키고, 진정한 의미는 축소·왜곡한다면 결코 사실 앞에 겸손한 태도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