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미룬 김종인…“의지 그대로, 필버 힘싣기”

입력 2020-12-12 14:19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 시점을 13일에서 다음 주로 연기하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내일 사과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작다”며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되는 가운데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원내 전략에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과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원내 최전선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사과 시기도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애초 9일 사과하려다 한 번 미룬 것도 같은 이유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사과문을 발표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는 그대로”라며 “원내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시 시점을 판단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및 유죄 판결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힌 뒤 당내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당내 갈등이 격화하자 그는 지난 8일 국회에서 3선 의원들과 만나 “내가 뭔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하겠느냐.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탄핵을 당하고 나서도 더딘 혁신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과 시점에 대해서는 “당에 무리가 가지 않는 날짜로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