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피해자 가족 “끔찍한 얼굴…그 자체로 악몽”

입력 2020-12-12 11:32 수정 2020-12-12 11:40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행정절차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조두순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조두순의 출소 소식에 분노했다. 끔찍한 얼굴을 마주할 생각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악몽이라고 한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가로등과 CCTV 등이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며 걱정했다.

연합뉴스는 피해 아동의 아버지 A씨와의 인터뷰를 12일 공개했다. 공개된 인터뷰에서 A씨는 “조두순이 이사한 곳은 주변에 학교도 있고 어린이집도 있는 서민들의 주거공간”이라고 한 A씨는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다면 저런 곳으로 이사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했다.

A씨는 이어 “불안감에 떨며 살게 될 주변 주민들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고 뭐라 말을 못 하겠다”며 “가로등이나 CCTV가 있어도 안심하며 살 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와 가족들은 최근까지 조두순과 같은 안산에 살다 보름 남짓 전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

조두순의 출소 소식을 들은 딸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고 털어놔 일평생 살던 터전을 등질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아직 이사한 집에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그나마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A씨는 며칠 전 조두순이 이사할 곳을 찾아 동네를 돌아보기도 했다고 한다. 동선이 조금이라도 겹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울면서 이사를 하자고 했던 그날 이후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 애써 마음을 추스르는 중인 것 같다”고 한 A씨는 “모르고 있다가 넋 놓고 당할까 싶어 사전에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을 돌아봤다. 우리가 사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어 다행이지만 거기 사시는 주민들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은 의식적으로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끔찍스러운 놈 얼굴을 아이들이 볼 걸 생각하면 그 자체로 악몽”이라고 한 A씨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며 조두순 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될 수 있으면 모르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