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논란에 정찬민의 해명 “유가족 있는지 몰랐다”

입력 2020-12-12 06:02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농성 중인 정의당과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등 산업재해 사고 유가족들을 향해 ‘때밀이들’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은 “유가족이 아닌 동료 의원에게 한 발언”이라며 “유가족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항의의 뜻을 표하기 위해 도열했다. 당시 모습을 촬영한 한 매체의 영상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이 “시끄러워. 뭐하는 거야”라고 말하자 “누구야, 왜 때밀이들하고 싸워”라고 거들었다. 이에 임 의원도 “그러니까. 뭐하려고”라며 맞장구쳤다. 이는 당시 연한 형광 초록색 상의를 입은 농성자를 비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다음날 논평을 내고 “정찬민 의원의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발언의 진위를 밝히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보도된 영상을 보면 정찬민 의원이 중대재해 유가족들을 ‘때밀이들’이라고 지칭하고 있다”며 “유가족은 무슨 죄이고, 세신사들은 무슨 죄인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당시 황교안, 민경욱, 차명진 등 막말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고 총선에서 참패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또다시 이런 망언이 반복되는 것은 그동안의 망언 논란에 대해 전혀 반성과 성찰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과 정의당에서 언급한 본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이 있었고 여야를 떠나 정치적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동료 의원에게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저는 3층, 유족들은 2층에 계셔서 그분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분들께 발언을 하지도 않았다”고 한 정 의원은 “다만 일부 부적절한 용어 사용으로 오해를 불러온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에 “전혀 사실이 다르다”며 “그분들한테 한 발언도 아니고 오신지도 몰랐다. 임이자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이 거친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중에 나온 발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다른 의원들이(민주당 의원들 향해) ‘넘어뜨려’ 이런 발언이 있었는데 의원님은 그게 불편했나 보다”며 “왜 싸우려고 하냐는 취지였다. 의원님은 항상 후문으로 다녀서 그분들(정의당 및 유가족)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때밀이라는 표현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정의당 당직자나 이런 분들이 색 있는 옷을 입고 다녀서 다른 우리 쪽 당직자나 의원들이 그런 말을 썼었나 보다. 기억을 전혀 못 하는데 왜 민주당 대표도 아니고 정의당 대표도 아닌데 (우리 의원들이)싸우려고 하냐는 취지로 무의식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