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양준 BIFF 위원장 “김기덕 감독 환갑 일주일 앞두고 사망”

입력 2020-12-12 05:22

김기덕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고인을 추모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발트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며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지 매체는 라트비아에 머물고 있던 김 감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 감독의 가족들도 이날 사망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델피에 따르면 김 감독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를 거쳐 지난달 20일부터 라트비아에 거쳐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었지만 이달 5일 이후 연락이 끊겼고, 만스키 감독은 김 감독과 연락이 닿지 않자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김 감독이 코로나19 증상으로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틀 만에 사망했다. 김 감독은 라트비아 북부 휴양 도시 유르말라에 저택을 구입하고 라트비아 영주권을 획득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현지시각으로 12월 11일 새벽, 우리 국민 50대 남성 한 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중 사망했으며 주라트비아대사관이 우리 국민의 사망 사실을 접수했다”며 “사망한 우리 국민의 신상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는 유족이 아닌 한 현재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외교부는 또 “국내 유족을 접촉해 현지 조치 진행 상황을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은 칸, 베네치아,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지난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을 받았고, 같은 해 ‘빈집’으로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았다.

또 ‘아리랑’으로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 ‘피에타’로 2012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밖에 ‘섬’, ‘나쁜 남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비몽’ 등의 작품이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 2017년 여배우 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해 논란에 휩싸였고, 이듬해 ‘미투’ 의혹이 제기되며 이후 주로 해외에서 활동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