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11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오전 0시에서 오후 9시까지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가 이미 8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0시 시점까지 합산된 신규 확진자 수는 기존 600명대에서 곧바로 최소 800명대에서 많게는 900명대까지 돌파할 것으로 우려된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새로 발생한 확진자는 총 767명으로 집계됐다. 오후 6시 기준 539명에서 3시간 새 228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감염자 수가 늘고, 접촉자가 광범위해지면서 검사자 수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 같은 증가 속도는 3차 대유행 시작 이후 최다 규모다.
수도권 중심으로 3차 대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비수도권도 매우 위험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767명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이 560명(73.0%)을 차지했지만, 비수도권도 207명(27.0%)으로 200명을 넘어섰다. 이는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벌어진 이후 처음이다.
서울과 경기 중심으로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확진자 급증 속도는 더 가팔랐다. 이날 서울의 경우 오후 11시 기준 확진자 수가 310명으로 집계됐다. 기존 일일 최다 기록을 넘어선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많아 계속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집단감염 사례는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감염이다. 이날 59명이 신규 확진됐다. 또 경기도 부천시 상동의 효 플러스요양병원에서 61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 이 요양병원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한 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정까지 신규 확진자가 최종 집계되면 1차 대유행 최다 기록인 2월 29일 909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3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이달 들어서는 매일 451명→511명→540명→628명→577명→631명→615명→592명→671명→680명→689명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 700명 선까지 위협하며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가파른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우려가 커진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 수도권의 지역사회 감염이 곳곳에 산재함에 따라 지난 11월 24일부터 실시한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주말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직전 주보다 오히려 0.6% 증가하는 등 이동량 감소 역시 정체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다음은 사회 활동 전면 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 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다”면서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남길 것”이라고 했다.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기준은 하루 평균 800~1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다. 3단계는 실내외 무관하게 집 밖으로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또한 1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되며 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 프로스포츠 경기 중단, 1인 영상 외 종교활동 모임 금지 조치가 이뤄진다. 다중이용시설은 음식점을 비롯한 장례식장 등 필수시설만 제한적으로 운영되며 나머지는 모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3단계는 사회활동의 전면제한이라는 거리두기 최종 단계인 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사회적 영향을 끼치게 되고 많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를 야기하는 전면 제한조치가 함께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3단계 격상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에는 사회적 피해가 워낙 막대해 기준치를 관찰하면서 판단할 부분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수도권 2.5단계 체계에서도 큰 사회적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2단계에서 환자 증가 추이를 반전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