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스 통신 등 현지언론이 영화감독 김기덕 사망소식을 전했다.
타스 통신은 11일(현지시간) “한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김기덕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트지역 언론 델피(Delfi)를 인용해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라트비아 현지 소식통을 통해 김 감독 사망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쯤 영화 관련 활동을 위해 라트비아에 입국했으며 지난 5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라트비아에서 현지 영화계 인사들 도움을 받아 숙소를 얻어 생활했으며 최근 들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을 해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 1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로 병원 진료중 사망했으며, 현지 병원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김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네치아, 베를린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그는 2004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은곰상을, 같은 해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빈 집’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1년 칸 영화제에선 ‘아리랑’으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2012년 ‘피에타’로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러시아권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은 그는 지난해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2018년 영화 촬영 중 여배우 성폭행·성추행 등 의혹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인 후 주로 해외에서 머물렀다. 김 감독은 지난 10월 28일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와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해 최근 항소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