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프로펠러에 꼬리가 잘렸다…전세계 울린 그 사진

입력 2020-12-12 07:06
프란시스 페레즈

보트 프로펠러에 꼬리가 잘린 고래의 사진이 전 세계 누리꾼들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10월 영국 런던 자연사 박물관은 스페인 출신의 사진가 겸 생물학자 프란시스 페레즈가 찍은 거두고래 사진을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6월 카나리 제도에서 찍은 사진에서 거두고래는 꼬리가 완전히 절단된 채 물 위에 힘없이 떠 있는 모습이다.

페레즈는 이 사진을 두고 “내가 찍은 가장 슬픈 사진”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속에서 다친 고래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다친 고래의 가족들이 고래를 에워싸고 함께 울었다”고 설명했다. 다친 고래는 헤엄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다 안락사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시스 페레즈. 프란시스 페레즈 인스타그램

페레즈의 사진은 처음 공개된 지난해 6월부터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후 해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해양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선박의 속도를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페레즈의 동료 사진가인 크리스티나 미테마이어 또한 SNS에 페레즈의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남기며 힘을 보탰다.

미테마이어는 “당시 고래가 포착된 곳 주변에는 수많은 보트가 질주하고 있었다”며 “바다 위의 탈것에 속도제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를 위한 움직임에 힘을 더해달라”고 호소했다.

페레즈의 사진을 재조명한 런던자연사박물관 역시 “보트 투어는 증가하는데 속도 제한은 없다”며 “프로펠러 사고는 수면으로 나와 휴식하는 거두고래 같은 동물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속도 제한은 충돌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