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정부를 향해 코로나19 전용 병원(코호트 병원)을 즉각 지정해 중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빨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11일 온라인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중환자 관리를 위해 즉시 코로나19 전용병원(코호트 병원)을 지정하고 최근 환자가 급증하는 수도권부터 운영해야 한다”며 “일선 의료기관에서도 새롭게 중환자 음압격리실 병상을 확충·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더는 예산이나 효율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더불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파격적 지원과 보호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민간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 등의 중환자실은 이미 비(非) 코로나19 환자들로 가득 차 있다”며 “이 병상을 코로나19 중환자 관리용으로 내어주면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건 탁상공론의 실효성 없는 대책이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국가비상사태기 때문에 정부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수도권 국공립 의료기관부터 전용병원으로 지정하고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갖춰야 한다”며 “만일 이런 역량이 쌓이면 민간병원과도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오늘 오전 방역당국에서 코로나19 환자 전용병원 지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뒤늦게라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민간 병원의 피해를 보상해주겠다는 방식이 아니라 전용병원을 지정해 파격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또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된 것과 관련해 “감염 이후 회복기에 있는 보균자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까지는 유증상자의 경우 임상적 기준으로 발병 10일 뒤 최소 3일간 증상이 호전되는 추세라야 격리 해제될 수 있었는데 개정 지침에서는 증상 발생 후 10일 내 1∼2일간 증상이 호전되면 격리 해제가 가능하도록 증상 관찰 기간을 줄였다.
검사기준으로 지금은 확진 후 7일이 지난 뒤 24시간 간격으로 PCR 검사를 해 연속 2회 음성이 나오면 격리 해제할 수 있었는데 새 기준에서는 7일 경과 기준 대신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시행한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격리 해제가 가능하다.
최 회장은 “어제까지 발열이 있었더라도 입원 10일이 지났고 하루만 괜찮으면 퇴원해 사회로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조기 사회복귀로 인한 감염 전파 위협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퇴원한 환자가 안전하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하루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환자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한 박자 빠른 예측과 대응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