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단체 협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한국지엠(GM) 노사가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연내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된 바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전날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7월 22일 첫 상견례 이후 26차례 교섭 끝에 나온 두 번째 잠정합의안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인상과 일시금·성과급 총 400만원 지급 등 기존 합의 내용에 노조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취하, 직원 차량할인 구입 할인혜택 확대 등의 내용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연내 타결을 위해 회사가 낸 최선의 최종안에 대해 노동조합이 결단해 노사 간 잠정합의를 이룬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노사가 더 이상의 손실과 갈등 없이 2020년 임금 및 단체 교섭을 마무리하여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2021년을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진행된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45.1%로 부결되면서 재차 협상을 벌이게 됐다.
노조는 이번 두 번째 합의안에 대해 오는 14, 15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이 타결되려면 조합원의 찬성표를 50% 이상 얻어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첫 번째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연내 추가 교섭이나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노조 측이 사측에 재교섭 공문을 발송하고 부분파업 유보 조치 등을 통해 대화 테이블에 나왔고, 다시 한 번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최종 가결되면 한국GM 노사는 경영정상화와 연말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초 투입하기로 했던 신규 투자 비용의 집행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허 카젬 한국GM사장은 “함께 전진할 수 있도록 잠정합의안의 타결을 기대한다.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하고, 이견이 있겠지만 공동의 이해를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