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전기 자동차 테슬라 충돌 사고로 사망한 대형 로펌 대표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충암고, 서울대 법대 동문인 고인과 윤 총장은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숨진 윤모(60) 변호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1시간가량 머물며 조문했다. 각각 검사와 판사로 법조계 생활을 한 두 사람은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까지 함께 다닌 친구 사이다. 윤 총장이 사법시험에서 9수를 해 대학 4학년 때 합격한 고인과는 아홉 기수 차이가 나지만 계속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지난 9일 오후 9시43분쯤 한남동의 한 고급 주택단지에서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차량을 타고 지하 2층 주차장으로 진입하던 중 벽면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윤 변호사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대리기사인 최모(59)씨와 단지 직원 1명도 함께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건물, 주차장 벽면과 전기설비 등도 파손됐고, 차량은 불에 타 소실됐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차량에 붙은 불길은 오후 10시48분쯤 완전히 잡히기까지 1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한다.
경찰은 대리기사 최씨를 입건하는 등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차체 결함, 운전자 과실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차량이 갑자기 통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챠량의 급발진 의혹은 2017년에도 배우 손지창이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테슬라 측은 “차량 결함은 없다”고 항변했다.
장시간 이어진 차량 화재에 대해 배터리 연관성 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당국은 화재가 충돌 이후 차체 변형과 충격으로 인해 배터리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분석을 의뢰하는 등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과수 분석 결과와 최씨 조사 등을 통해 자세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