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집에서 성매매했다”… 군사재판서 증언한 여성들

입력 2020-12-11 09:05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 뉴시스

성매매 알선,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0)와 성매매를 가졌다는 피해여성들의 증언이 나왔다.

10일 군에 따르면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전날(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습도박 등 혐의로 기소된 승리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어 속행했다.

이날 심리는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는데, 문제가 된 ‘승리 카톡방’에 있던 인물이자 승리 친구인 박모씨 등 3명이 법정에 출석했다. 증인 중에는 2015년 9월 서울 마포구 소재 승리 거주지에서 승리와 성매매를 가졌다고 증언한 A씨도 있었다.

A씨는 이날 “승리 주거지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알선책의 연락을 통해 그때 알게 됐다”며 “집에 가보니 승리가 있었고 대가는 이후 제3자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자택인 경기 성남지역까지 택시 타고 가라며 택시비를 전달해주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A씨에게 승리의 자택 구조를 확인하고 택시비를 건넸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는 등 반박하면서 승리가 A씨를 성매매 여성으로 알지 못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A씨는 또 2015년 12월 서울 용산구 소재 한 호텔에서 일본인과 성매매를 가졌다고도 했는데, 해당 일본인은 승리 사업의 투자자로 알려진 아오야마코지 일행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승리가 당시에 유명 가수로서 재정적으로 부족하지 않아 투자를 받을 상황도 아니었다”며 “더군다나 사업과 관련 없는 아오야마코지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피해여성 B씨도 법정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증언을 이어갔다. B씨는 2015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누군가의 차량에 탑승해 어떤 아파트에 멈춰섰고 이후 1층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해당 아파트가 승리 주거지임을 알았다고 했다.

B씨는 “알선책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승리 집으로 알게 됐다”면서 “하지만 집에 들어섰을 때 경황이 없어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몰랐지만 남성 3~4명이 있었던 것은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매매 당사자가 유인석(배우 박한별 남편이자 유리홀딩스 전 대표)씨인 것은 유씨 얼굴을 보고 알아챘다”면서 “하지만 당시, 승리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에 앞서, 변호인 측은 피해여성의 증언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이 부적절함은 물론, 2차 피해가 우려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공개 증인신문을 요청했지만 검찰 측은 “승리가 공인이자, 또 국민의 알권리를 전달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을 수용했다.

승리의 5차 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