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아이언(본명 정헌철·28)이 미성년자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과거 데이트 폭행·대마 흡연 논란 이후 썼던 SNS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이언은 지난 9월 9일 인스타그램에 “빨리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 이렇게 소식을 전한다”며 그간 알려진 각종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글을 올렸었다.
그는 “첫 앨범을 발매하고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는 제 인생을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아프고 억울하고 화나고 슬프고, 그 끝엔 제 자신이 있더라. 책임져야 하는 제 스스로 한 선택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멋’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회에 통용되지 않는 저만의 어설픈 정의였다는 깨달음과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등 저라는 사람은 바보같이도 직접 경험해봐야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 깨닫는 것 같다”며 “저로 인해 힘들었을 많은 사람에게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괴로웠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난 시간 동안 회사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제 욕심만큼 매끄럽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 앞에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에는 “앞으로도 저는 변명하지 않겠다. 못난 놈 좋아해 주셔서 늘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과거 잘못들을 반성하며 음악 작업을 통해 보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대중을 향한 이 약속은 또다시 폭행 혐의가 불거지며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글에는 “반성하고 달라지길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맞았다”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아이언은 지난 9일 용산구 자택에서 룸메이트 A씨를 엎드리게 한 뒤 야구방망이로 수십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미성년자로 아이언과 2년 전부터 알고 지내며 음악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아이언은 A씨가 전달한 음악 파일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의심해 추궁했고, A씨가 이를 부인하자 폭행했다. 경찰은 피해자 측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아이언은 “훈육 차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둘러싼 폭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여자친구와 성관계하던 중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려친 사건도 있었다. 이로 인해 아이언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형을 받았다.
또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던 당시 기자를 이용해 여자친구에 관한 허위사실이 보도되도록 한 혐의(명예훼손)로도 기소돼 지난 9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마를 흡연했다가 적발돼 2016년 11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