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며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지상파 3사 생중계를 통해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더 늦기 전에 2050)’을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문 대통령 연설은 탄소 배출이 적은 흑백으로 방송됐다. 문 대통령은 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 넥타이를 맸고, 책상 위에는 수소차 ‘넥쏘’ 모형, 풍력발전기 모형 등이 놓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배터리, 수소 등 우수한 저탄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과 혁신역량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7월 발표한 그린뉴딜은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며 “전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IT 등 3대 신산업 육성,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소외 계층·지역이 없는 공정한 전환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개최하는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은 고화질 영상을 이용할수록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에 흑백으로 제공됐다. 청와대는 “ 4K UHD TV, 5G 등 기술 발달로 고화질의 영상을 이용할수록 많은 탄소가 비례해 발생한다”며 “컬러 영상의 4분의 1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 화면을 통해 디지털 탄소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생방송 직전까지 모니터용 대형 TV와 장비를 점검하며, 문 대통령에게 순서를 설명하기도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