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노동조합이 사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직원 A씨를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고소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지부는 10일 A씨와 2차 가해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이들은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사측이 조속한 해결은커녕 2차 가해까지 방관하고 있다”며 “성폭력 가해자를 직위해제하지 않은 샤넬코리아를 규탄하고, A씨의 엄벌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피해자들은 여전히 가해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최근 발송된 인사 평가 공지 메일에는 A씨가 책임자 중 한 명으로 나와 있어 피해자들로 하여금 가해자의 영향권 안에 여전히 갇혀있다는 인식을 깊게 심어준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까지 회사가 다른 사건들을 해결한 방식과는 달리 A씨를 ‘대기 발령’ 조치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최소 15명의 여성 직원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을 저질러왔다. 피해자들은 A씨가 악수한 뒤 잡은 손은 안 놓아주거나, 손으로 허리나 엉덩이를 만지고, 명찰이 비뚤어졌다며 가슴 부위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조는 직장인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2차 가해’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을 명예훼손,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김소연 샤넬코리아 노조 지부장은 “회사가 철저한 조사를 한다는 핑계로 조사를 끌어오면서 가해자를 수수방관해 사내 성폭력 사건이 2차 가해까지 발생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