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사망자도 급증… “아직 정점 오지 않았다” 경고

입력 2020-12-10 18:08
10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임시병동이 건설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700명대를 바라보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아직도 정점은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중환자와 사망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에선 치료 전 1~2일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만 500명이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682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4만9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선 지 불과 20일 만에 1만명이 더 늘었다. 2만명이 3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81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3차 유행의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할 수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수도권은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일주일간 3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방역과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면서 중환자와 사망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위중증환자는 전날 149명에서 이날 172명으로 하루 새 23명이나 늘었다. 특히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ECMO) 치료가 필요한 위중환자는 지난 1일 8명에서 9일 17명으로 늘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관계자는 “일주일 만에 에크모 환자가 10명이나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이번 유행의 상황이 엄중하다”고 말했다.

중환자 증가에 따른 병상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는 등 의료체계 유지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스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은 “수도권에 어제(9일) 자택에 대기하는 환자가 506명이었고, 경기도가 좀 많았다”며 “100여명 내외는 병원을 기다리고 나머지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는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대부분은 대기 시간이 하루 정도지만 이틀 이상 대기하는 사례도 있다. 일부는 실제 병상이 부족한 탓도 있었으나 상당수는 입원·입소 준비 절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 반장은 “경기도는 센터나 병상 확보 속도가 확진자 발생 속도를 못 따라가는 상태는 맞다”면서도 “오늘과 내일 병상과 센터를 더 확보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집단감염은 계속 확산세다. 서울 중구 소재 시장과 관련한 확진자는 13명 늘어 34명이 됐다. 서울 종로구 음식점·노래교실과 관련한 확진자도 15명 추가돼 204명까지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 요양원과 관련해 21명이 확진됐다. 이 병원 요양보호사의 가족이 종로구 음식점·노래교실을 방문해 확진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에서는 안양시 종교시설 관련(17명), 화성시 학원 관련(12명) 등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울산 남구에서는 중학교 학생 15명과 가족 등 20명이 감염됐다.

정부는 수도권의 지역사회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임시검사소 150곳을 오는 14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임시검사소에서는 전화번호만 알려주면 익명검사가 가능하다. 피검사자는 유전자증폭(PCR)검사나 침을 뱉어 검체를 채취하는 타액검사, 15~30분 이내 결과가 나오는 신속항원검사 중 검사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신속항원검사로 결과를 받아보더라도 최종 확진 판정은 PCR검사를 통해 받아야 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