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고, 사람 물고…美 식당 ‘공포의 쥐 떼’ 습격

입력 2020-12-11 00:10
가게에서 나온 쥐 사진, 쥐가 갉아먹은 아보카도 사진. 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멕시코 음식 전문점이 쥐 떼의 ‘습격’을 이기지 못해 휴업에 들어갔다.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쥐들은 가게에 들어와 직원들을 물고, 아보카도 등 식당 안 음식들을 갉아먹는 등 가게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

미 일간 뉴욕포스트(NYP)에 따르면 맨해튼 워싱턴 하이츠에 있는 멕시코 식당 ‘치포틀레’는 올해 여름부터 쥐들의 공격에 시달렸다. 이를 알아챈 직원들이 윗선에 보고했지만, 경영진 측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치포틀레는 미 전역 곳곳에 매장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멕시칸 음식점이다.
가게 사진, 가게에서 나온 쥐 사진. 뉴욕포스트 캡처.

치포틀레 직원들에 따르면 쥐들은 식당 지하 창고에 있는 음식을 축냈다. 아보카도를 갉아 먹었고, 쌀가마니에 구멍을 내 쌀도 야무지게 훔쳐 먹었다. 이후에 직원들이 지하 창고 바닥과 음식 창고에 쌓인 쥐의 배설물을 발견했다.

쥐들이 갉아먹은 아보카도. 뉴욕포스트 캡처.

쥐 떼가 직원을 무는 일도 발생했다. 직원들은 지난 10월에 처음 직원 한 명이 쥐에 물린 이후로도 11월 23일 총지배인이 다른 쥐에 손을 물릴 때까지 적어도 한 달 동안은 이 가게가 문을 열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청소를 위해 며칠 가게 문을 닫았다가 영업을 재개했는데, 직원들은 여전히 쥐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 쥐에 물린 적이 있다고 증언한 직원 루이스 구스타보 파울리노 루이스는 “일하는 사람들이 다 쥐 때문에 공포에 떨었다. 특히 가게 뒤편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하는 직원들은 더 그랬다”고 전했다. 어떤 직원은 쥐가 공격할 것이 두려워 지하실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루이스를 포함, 여러 직원이 이 문제를 매니저에게 보고했지만, 경영진은 방관했다. 가게는 지난 11월 말쯤 쥐들이 배선을 갉아먹어 전기가 끊기고 민원이 들어와 휴업할 지경이 될 때까지 3개월간 영업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30일 미 복지부 대변인이 “치포틀레에서 설치류가 발견됐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이 매장은 지역 병원과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뉴욕시도 이 매장에 건강등급 ‘A’를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이 가게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이 가게 직원들은 식당 복원을 위해 여전히 쥐 떼와의 사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직원들은 쥐 떼 수십 마리를 발로 밟고 빗자루 손잡이로 때리는 등 여러 가지 고전적인 방법을 써서 쥐를 퇴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3년차 직원인 멜빈 파울리노는 지난주 금요일 청소 도중 쥐에게 물렸다면서 “(쥐 때문에) 직원들이 청소하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게 일상다반사가 됐다. 이건 정말 못 할 짓이다”라고 말했다.

치포틀레 본사 측은 현 상황에 대해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했다. 치포틀레 관계자는 “직원들과 손님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최근 인근 매장에서도 해충으로 인한 휴업 사태가 있었다. 우리도 해충 박멸 긴급 서비스와 대청소 등을 통해 매장을 재정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