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는 최근 서면인터뷰에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타트업’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다. 김선호는 SH벤처캐피탈 수석 팀장으로,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지만 서달미(배수지)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한지평을 연기했다. 그는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했다.
극 중 한지평은 20대 청춘들에게 뼈아프지만, 현실적인 직언을 남기며 ‘진짜 어른’의 이상향을 제시했다. 김선호는 한지평에 대해 “솔직한 점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한지평은 입체적인 캐릭터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태도를 명확하게 달리하는 게 장점이다. 특히 사업적인 조언을 할 때와 달미를 묵묵히 도와줄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유독 달미에게만 약한 한지평에게 짠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미숙함이 한지평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 드라마는 미숙한 어른이 성장해가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한지평 역시 이미 성공한 인생 같아 보이지만, 완전하지 않죠. 사랑하는 방법도, 사랑받는 방법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평이는 드라마 안에서 내적으로 성장한 거죠.”
드라마 ‘스타트업’의 키워드는 도전이다. 김선호에게도 그런 20대가 있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해보면 설렜지만, 두렵기도 했어요. 누구에게나 20대는 있어요. 경험은 부족하지만, 열정은 가득한 시절이죠. 전 연기를 꼭 하고 싶었고,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물론 좌절도 있었죠. 그럴 때는 조금 쉬어 갔어요. 그러니 다시 기회가 오더라고요. 도전과 성공 그리고 실패 모두 늘 기회가 될 수 있죠.”
배우 김선호의 목표는 ‘다음에도 같이 하고 싶은 배우’다. 그는 “좋은 배우는 연기력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잘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기력, 인간미 모두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가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지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칭찬을 받아도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걸어갈 길은 분명하니, 살아온 대로 묵묵히 걸어가야죠. 제 자리에서 배우로서 중심을 지키며 잘 서 있으려고요. 그래서 연극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내년에 ‘얼음’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무대로 돌아갑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