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1·2위 합친다…현대重, 두산인프라코어 우선협상자 선정

입력 2020-12-10 17:12 수정 2020-12-10 20:53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1위 건설기계업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글로벌 7위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추가 협상을 거쳐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이 참여했다. 두 업체 모두 70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자금 조달 여력과 인수 후 시너지 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매각 가격은 7000억~8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건설기계는 글로벌 시장 ‘빅5’를 노리게 된다. 영국 건설중장비 미디어그룹 KHL이 집계하는 통계 ‘옐로우 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자회사 두산밥캣 포함)와 현대건설기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3.3%, 1.2%로 글로벌 9위, 22위다. 합병 시 점유율은 4.5%로 글로벌 6위인 볼보건설기계(4.6%)에 이어 7위가 된다. 다만 두산밥캣은 이번 매각에 포함되지 않는다.

남은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다. 공정위는 관련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시장 독과점으로 보고 기업 결합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내 굴삭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와 2위인 현대건설기계가 합쳐지면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선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그룹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 대신 내놓은 자구안이라는 점에서 기업결합심사도 무리 없이 통과할 거라는 분석이 많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4월 산은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 받는 대신 계열사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3조원의 자구안을 마련키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달 초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