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표결을 앞둔 10일 낮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낯 뜨거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욕설 섞인 고성이 오가고 끝내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의원총회를 마친 후 로텐더홀에 도열해 공수처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위선 촛불 민주당을 규탄한다” “천벌 받을 독재정권 하늘도 분노한다” 등 구호를 이어가며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이같은 외침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국민의힘 쪽에서 누군가 “뻔뻔한 새X”라는 욕설을 내질렀고 이를 들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돌아보며 충돌이 시작됐다. 정 의원은 “누가 뻔뻔한 새X래”라고 따졌고 이 과정에서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과 부딪혔다.
당시 뒤따라오던 민주당 김종민 민형배 의원이 정 의원을 말리기 위해 양팔을 붙잡고 본회의장으로 향했으나, 정 의원은 이를 뿌리치고 다시 밖으로 나와 “누가 뻔뻔한 놈이라고 한 거냐”고 캐물었다. 목소리가 커지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정 의원을 끌어안다시피 만류했고 본회의장 안으로 이끌었지만 정 의원은 다시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다.
이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당신이 시킨 거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주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말했으나 정 의원은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때 주변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신 뻔뻔한 사람 아니냐”며 가세했고 분위기는 더욱 격해졌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주 원내대표에게 다가가는 정 의원을 가로막았고, 배현진 원내대변인 역시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고함쳤다.
이외에도 여야 의원들은 “야 인마” “에이 밥맛” 등의 거친 말들을 내뱉으며 최고조에 달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일부 의원들이 “감정 싸움할 필요는 없다”며 말렸지만 여러 사람의 고성에 묻혀버렸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