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섣부른 유관중’ 우려 현실 되나

입력 2020-12-10 23:0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호브앤앨비언 팬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홈구장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경기에 입장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축구장에 다시 관중 입장을 재개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유관중 시행 일주일여만에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그리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유관중 전환을 실시한 여파로 해석된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풀럼 구단이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스햄턴과의 26일 리그 경기 티켓 판매를 중단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홈구장 크레이븐코티지가 위치한 영국 수도 런던의 코로나19 제한 단계가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지침상 3단계 지역은 관중 입장이 금지된다.

풀럼 구단은 티켓 판매 중단 조치를 앞서 열리는 리버풀, 브라이턴호브앤앨비언과의 두 차례 홈경기에도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다만 사우스햄턴전이 열리는 26일은 영국에서 스포츠 관련 가장 중요한 기념일인 ‘박싱 데이(Boxing Day)’라 구단으로서는 아쉬운 정도가 더 크다. 이 세 경기는 지난 2019-2020 시즌권 소지자들에게도 무료 예약 권한이 있다.

구단은 일단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제한 단계를 지역별로 다시 조정하는 16일 이후 다시 관중 입장 여부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EPL은 영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코로나19 제한 단계 지침에 따라 지난 2일부터 각 구단 홈구장 위치별 코로나19 제한 1~3단계에 맞춰 관중 입장을 실시하고 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현지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재급증하면서 전문가들로부터 3단계 격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 사이 런던에서만 1만52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했다. 인구 10만명당 170명에 이르는 수치다. 그보다 일주일 전 156명이었던 것보다 늘었다. 런던 외곽 지역의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

현재 런던 일부 지역에는 2단계가 적용된 상태로 10만명당 일주일 확진자 수치가 299명에 달한다. 영국 전역의 평균 수치는 149명이다. ‘코로나에 눈 멀다(Blinded by Corona)’ 저자 존 애시턴 교수는 8일 가디언에 “정부는 런던에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는 걸 피하기 위해 이틀 내에 3단계 격상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크리스마스 기간엔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에는 손흥민의 소속구단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해 첼시와 아스널, 크리스털 팰리스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다른 EPL 구단 홈구장도 있다. 손흥민이 득점을 한 지난 아스널전에는 관중 2000명이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 입장했다. 아직 이들 구단에서는 무관중 전환 관련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