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리 확진자 수를 유지해온 제주지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11월 25일 경남 진주 이장단발 첫 감염자가 나타난 이후 현재까지 보름 간 이전 확진자 수의 40%에 달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제주지역에는 지난달 25일 이후 진주발 확진자가 14명 확인됐다. 차량 운전자와 그 가족, 이장단이 들렀던 마사지 가게 관계자와 그 가족, 그 가족과 식사한 지인 등으로 전파됐다. 지난 1일 이후 멈칫했던 진주발 감염은 자가격리 중이던 확진자 접촉자와 가족, 해당 가족이 만난 지역 내 여러 사람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일 제주시 아라동의 한 대형교회(성안) 교인과 그 가족인 복지관 차량 운전자에서 시작된 교회 발 감염이 3일 만에 6명에게 전파됐다.
주민 접촉이 많은 목사와 운전 기사가 감염되면서 방역당국은 향후 확산 추이를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또, 헝가리를 다녀온 해외 입국자의 동시 확진 판정까지 잇따르면서 제주지역에는 진주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보름간 이전 확진자 규모의 40%에 가까운 30명이 감염됐다.
이에 따라 교회를 중심으로 지역 감염이 크게 우려되는 제주시 아라동 주변 학교들이 10일 원격 수업으로 전환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원격 수업 결정 이후 교회 발 감염자가 계속 나옴에 따라 하루 2회 교육감 주재 회의를 열며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10일 원격수업 전환은 (성안교회 세 번째 확진자인) 제주 98번 확진자 발생에 대해서까지만 취해진 조치”라며 “이후 관련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과 지역 사회 감염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10일 현재 원격수업에 들어간 학교는 총 7개교로,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학생들이 발생한 학교다. 아라초 한라초 영평초 아라중 신성여중 성산고 오현고다. 제주여고는 1명이 접촉자로 통보됐으나 전파 가능 기간에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원격수업 전환은 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확진자가 다수 나온 제주시 아라동 성안교회 앞마당에 10일 저녁 워크스루 진료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진행한 긴급 브리핑에서 “제주시 아라동과 이도동 일대를 집중 방역 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진단 검사 범위를 최대한 넓히겠다”며 “며칠간 상황 변화를 지켜본 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지역 거리두기 단계는 1.5단계다.
방역당국은 10~11일이 교회 및 진주 이장단에 의한 지역 감염 규모를 판가름할 고비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 확보된 격리병상은 3개 병원 191개 병상이다. 32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어 입원 가능한 여유 병상은 159개다.
10일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07명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