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수장’ USTR 대표에 중국계 여성 지명할 듯

입력 2020-12-10 15:36 수정 2020-12-10 15:5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계 여성 변호사인 캐서린 타이(45)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대사직인 USTR 대표에 아시아계 여성이 오르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타이는 중국어에 능통한 무역 전문가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對中) 정책을 일선에서 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간)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수석 고문으로 활동 중인 타이가 바이든 행정부의 첫 USTR 대표로 지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행정부 출범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첫 아시아계 여성 USTR 대표에 오르게 된다. 아시아계 여성 장관급 각료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현직 교통장관인 대만계 일레인 차오에 이어 두 번째다.

무역 전문 변호사인 타이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USTR에서 근무하며 미·중 무역분쟁을 주로 담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여러 차례 중국의 무역 관행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성공적으로 제소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4년 민주당 소속으로서 하원 조세무역위로 옮겼으며 2017년에는 리처드 닐 조세무역위원장의 무역 분야의 수석 변호사로 임명됐다.

타이는 하원 조세무역위에서 근무하며 트럼프 행정부 주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에도 관여했다. 그는 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더욱 강력한 노동 및 환경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그는 민주당은 물론, 노동계와 재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타이는 무역 분야에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 주최 행사에서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더욱 공격적이고 대담한 조치를 취한다면 더욱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고율의 관세 부과 위주인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을 비판하며 더욱 효과적인 공격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