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 내의 신혼부부의 연평균 소득이 5700만원대며 평균 빚은 1억2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 소득의 두 배가량의 빚을 안고 결혼생활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초혼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아이를 갖고 있지 않았는데,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출산 비중은 더 낮았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 후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는 전년보다 4.7%(6만2000쌍) 감소한 126만쌍으로 집계됐다.
신혼부부는 2015년 147만2000쌍, 2016년 143만7000쌍(-2.4%), 2017년 138만 쌍(-4.0%), 2018년 132만2000쌍(-4.2%)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감소 폭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자녀 출산도 줄면서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전체의 42.5%(42만4000쌍)를 차지했다. 전년(40.2%)보다 2.3%p 상승한 수치다.
이 중 부부 합산 소득이 1000만원 미만이면서 자녀가 없는 경우는 36.1%에 그쳤지만, 1000만~3000만원 미만은 37.0%, 3000만~5000만원 미만은 38.0%, 5000만~7000만원 미만은 43.5%, 7000만~1억원 미만은 50.0% 등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가 없는 부부가 많아졌다. 1억원 이상 버는 신혼부부의 경우 50.9%가 자녀를 출산하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위 소득 구간에 위치할수록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면서 “부부의 소득이 맞벌이 여부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52.4%로 외벌이 부부(63.4%)보다 낮았고, 평균 출생아 수도 0.63명으로 외벌이 부부(0.79명)에 비해 적었다.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는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3명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0.81명)보다 적었다.
초혼 신혼부부 49.1%를 차지하는 맞벌이 부부 49만 쌍의 평균 소득은 7582만원으로 외벌이(4316만원)보다 1.8배 많았다.
전체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5707만원으로 전년(5504만원)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간별로 보면 3000만~5000만원 미만이 24.3%로 가장 많았으며 5000만~7000만원 미만(22.5%), 7000만~1억원 미만(17.7%), 1000만~3000만원 미만(15.5%), 1억원 이상(11.1%), 1000만원 미만(8.8%) 순이었다. 5000만원 이상 구간에 있는 부부의 비중(51.4%)이 전년보다 2.9%p 상승했다. 여전히 전체의 절반 가까이는 연평균 소득이 5000만원에 못 미쳤다.
소득은 증가했지만,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부부 비중은 57.1%(57만168쌍)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부부 중 1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42.9%(42만8197쌍)였다. 혼인 연차가 오래될수록 주택 소유 비중이 커져 혼인 5년차에는 절반이 넘는 53.4%에 이르렀다.
초혼 신혼부부가 소유한 주택 가액(2020년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은 1억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비중이 36.7%로 가장 많았다. 3억원 초과는 23.5%로 1년 전보다 3.0%포인트 올랐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2.2%포인트 오른 69.8%로 가장 많았다. 단독주택에 사는 비중은 13.4%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초혼 신혼부부 중 85.8%는 은행이나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이 있었다. 남편 또는 아내가 단독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50.4%(남편 40.6%·아내 9.8%)이고 부부 모두 대출한 경우도 35.4%를 차지했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1억1208만원으로 전년(1억원)보다 12.1% 증가했다. 대출 잔액은 1억~2억원 미만이 32.4%로 가장 많았다. 2억~3억원 미만은 13.0%, 7000만~1억원 미만이 11.6% 순이었다.
금융권 빚이 있는 부부는 주택이 있는 경우 89.6%로 무주택 부부(83.0%)보다 조금 많았다. 다만 주택 유무에 따라 대출 잔액은 1.7배가량 차이 났다. 1억원 이상 대출액을 가진 부부의 비중은 주택이 있는 부부의 경우 68%로, 무주택 부부 45.1%보다 많았다.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경기도로 전체의 28.3%(35만6000쌍)가 살고 있었다. 서울은 18.4%, 경남 6.3% 등 순이었다. 신혼부부가 늘어난 지역은 세종이 유일했으며 울산은 7.4%나 줄어들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으로 나타났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