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등장해 ‘미니홈피’ 열풍을 불게 했다가 지금은 뒤안길로 사라진 싸이월드가 회생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10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진행된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싸이월드 정상화는 (투자가 결정된다면) 일주일이면 충분하다”며 “빨리 서비스를 복구해서 해를 넘기기 전에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를 검토하는 회사에도 중요한 것은 자금”이라며 “진행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상대 회사가) 하겠다는 의사는 명확하다”고 전했다. 앞서 “싸이월드를 살리고 싶다”는 절절한 인터뷰를 통해 눈물까지 보였던 그가 싸이월드를 인수할 회사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싸이월드는 죽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 중이지만 상대 회사의 의사는 명확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퇴직한 직원 29명의 임금 및 퇴직금 약 8억9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최근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9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법정 구속을 면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싸이월드 투자 유치 여부가 전 대표의 항소심 진행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대표가 항소심 선고 전까지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싸이월드는 국내 토종 SNS로 인기를 끌며 2000년대 급부상했다. 한때 월 접속자 2000만명을 뛰어넘는 전성기를 맞았으나 경쟁자의 등장에 하락세를 탔다. 2010년대 들어 국내 시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장악했고 싸이월드는 쇠락했다.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었던 싸이월드는 프리챌 창업주 전 대표가 2016년 인수해 회생을 노렸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그러나 끝내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내 유령회사로 전락해버렸다. 최근 도메인 만료 기한이 다가오면서 ‘먹통’ 위기에 처했으나 도메인 주소 소유권은 1년간 연장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