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총장 징계위… 취재진 출입 통제한 법무부

입력 2020-12-10 14:08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검사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 시민들이 보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 비판 및 윤 총장 응원 화환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열린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위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징계위 절차에 하자가 있었고 위원 구성에 공정성이 우려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윤 총장은 징계위에서 일부 위원들에 대한 기피 신청도 제기했다. 법무부는 징계위 심의가 열리는 법무부 건물의 취재진 출입을 막아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검사 징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40분 과천 법무부 청사 7층에서 비공개 심의를 진행했다. 위원 7명 중 징계 청구자여서 심의에 참여하지 않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및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외부 위원 1명을 제외한 5명이 참석했다. 위원 5명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구성됐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여권 및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로 위원회가 구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전 열린 징계위는 개회 1시간 만에 정회했고 오후 2시쯤 재개됐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에서 징계 절차가 위법‧부당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위원들에 대한 기피 신청도 제기했다. 징계위에는 윤 총장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도 출석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9시쯤 출근했고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신 반부패부장은 법무부 후문으로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오전 6시 이전에 출근해 징계위를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에 불참한 윤 총장은 오전 9시22분쯤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이날 징계위가 열린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1동에는 취재진 100여명이 몰렸다. 법무부는 전날 법무부가 있는 정부청사 건물 1동에 마련될 예정이었던 브리핑실을 다른 건물로 옮기겠다고 돌연 방침을 바꿔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법무부는 전날 오후에는 법무부 건물 내 브리핑실을 열기로 했었다. 하지만 오후 9시쯤 다시 “위원들이 불안감을 호소해오고 있다”며 공수처가 입주 예정인 5동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법무부는 “징계위원, 특별변호인 등의 대기장소로 각층 공간이 사용돼 부득이하게 1동 건물은 기자들의 출입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취재진들은 회의가 진행되는 1동 건물에 출입하지 못했고 기자실도 출입이 통제됐다. 1동 건물과 5동 건물은 도보로 5분 정도 거리다.

징계위를 앞두고 정부청사 1동 건물 앞에는 추 장관을 응원하는 꽃다발들이 줄지어 배달되기도 했다. 정부청사 경내 밖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들어섰다.

나성원 구승은 기자 naa@kmib.co.kr